일상에서 공부하기

편의점 아르바이트 하면서 만났던 빌런들

이슈를 공부하는 남자 2022. 11. 13. 21:45

편의점 빌런 모음

 

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한 세월만 따지면 4년이 넘는 듯하다.

특히 야간으로 주로 일했다. 

손님도 많이 없고 사장님도 터치가 덜해서

새벽에 공부를 하거나 유튜브를 보곤 했다.

하지만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편하다고 해서

편의점 일만 하는 건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내 인생을 돌이켜 보면 다양한 일들을 경험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내 자신이 지금은 한심하게 느껴진다.

아무튼 푸념은 여기까지 하고 내가 이때까지 만난 빌런을 정리해 보겠다.

 

1. 문을 열고 나가는 손님

겨울에 편의점이 넓으면 난방이 잘 안된다.

그런 와중에 손님이 문을 대차게 열고 들어오는데

그 문을 활짝 열어둔 채로 자기 볼일이나 본다.

추워 죽겠는데 왜 거기다가 자연 냉방을 틀어주는 건지,

그렇게 더우면 반팔로 다니든가 왜 딴 사람한테  피해를 주는지 모르겠다.

문 앞에 A4용지를 붙여서 '문 닫아 주세요'라고 적어도

그냥 무시하고 열어둔 채로 들어오기도 한다.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까 고민하다가2L 생수 6개짜리를 문 열리는 곳에 두어서

문이 다 열리지 못하게 하도록 한 기억이 있다.

 

2. 담배 1보루 샀다고 라이터 서비스로 달라는 손님

편의점에 서비스란 게 어딨나.

사장님한테 듣기론 담배는 별로 남는 것도 없다고 한다.

나는 한낱 알바생일 뿐인데 나한테 라이터를 서비스로 달란다.

그래서 '저는 알바생이라 서비스 같은 걸 못 드려요'라고 하면

'에이 다시는 이 편의점에 안 와야겠다' 혀를 차며 나간다.

제발 다시 오지 말아 주세요.

 

3. 담배 달라고 할 때 대충 말하는 손님

담배 얘기해서 생각나는데

뭐 그렇게 기분 나쁜 빌런은 아니지만 두 번 묻게 하거나

손을 두 번 움직이게 한다.

예를 들어 '에쎄 스페셜골드' 이렇게만 딱 말하고 아무 말이 없다.

나는 그럼 1mg를 줘야 하는지 5mg를 줘야 하는지 몰라 다시 물어본다.

1mg를 달라고 하면 1갑 꺼내서 건네는데

갑자기 '2갑' 이런다.

순간적으로 짜증이.

 

4. 담배 그림 바꿔 달라는 손님

담배 그림 마음에 안 든다며 바꿔 달라고 한다.

근데 요새는 한 보루 뜯어서 담배 채울 때다 같은 그림이라서 나름 편하다.

 

5. 물건을 카운터에 하나씩 갖다 놓는 손님

바구니를 사용하지 않고 물건을 하나씩 카운터에가져다 놓는 손님이 있다.

다른 손님도 계산해야 하는데 카운터에 물건이 있으면 거치적거린다. 

정말 바쁠 때 어쩔 수 없이 물건을 한쪽으로 치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내 물건을 왜 한쪽으로 치우냐고 따지는 손님은 아직까진 없었다.

 

6. 물건을 떨어트려 찌그러졌는데 다시 진열해 놓고 가는 손님

깔끔하게 진열되어 있는 상태에서

손님의 실수로 물건을 떨어트려 파손된 경우

손님이 사야 하지 않는가.

근데 진열해 놓고 나몰라라 하는 모습 보면

정말 양심이 없는 건지.

 

7. 신발에 더러운 거 묻히고 오는 손님

신발에 이상한 껌 같은 걸 묻히고 와서

매장 바닥을 다 더럽힌다. 

 

8. 테이블 안 치우고 가는 손님

여긴 식당도 아닌데 왜 쓰레기를 그대로 두고 가는지 모르겠다.

기본적으로 '이런 건 알바가 해야지'라는 마인드가 있는 듯하다.

나중에 다 돌려 받았으면.

 

9. 신분증을 휴대폰 사진으로 보여 주려는 손님

신분증 확인은 항상 원본으로 해야 한다.사진은 포토샵으로 수정할 수 있으니깐.

 

10. 봉투 공짜로 달라는 손님

법이 생긴지 꽤 오래됐는데도 아직도 봉투 서비스로 안 주냐는 손님이 있다.

예전에는 봉투값 받는다고 칼부림이 난 뉴스도 본 듯하다.

그리고 '봉투 드릴까요?'라고 물으니 '그럼 들고 가냐?'라고 하는 손님 진짜 있다.

 

11. 화장실 빌리자는 손님

사실 정중하게 화장실 좀 써도 되겠냐고 하면 호의를 베풀기도 했지만

편의점 사장님이 절대 빌려주지 말라고 한다면

알바생인 나로서는 빌려줄 수가 없다.

그래서 꽤나 난감해 지는 상황이 온다.

이럴 땐 화장실이 고장났다고 하거나밖에 최대한 가까운 화장실을 안내해 준다.

 

12. 1+1인데 물건이 없다고 다른 물건 달라는 손님

이럴 땐 차분하게 영수증에 표기해 주고 다음에 오시면 꼭 드린다고 한다.

 

13. 돈을 바닥에 던지듯이 주는 손님

처음엔 나도 기분 나빠서 같이 던져서 준 적이 있다.

근데 일하다 보니 같은 사람 되는 것 같아서

그냥 바닥에다가 지그시 거스름돈을 돌려준다.

 

14. 매장에서 술 마시는 손님

매장에서 술 마시면 안 된다고 말하면 보통 가셔서 제대로 싸운 적은 없지만

아무튼 이런 손님도 있다.

 

15. 거스름돈 덜 줬다고 화내는 손님

제대로 줬는데 덜 줬다고 화내는 손님이 있다.

그럴 땐 차분하게 cctv를 확인하고 온다.

 

16. 외상해 달라는 손님

알바생한테 외상해 달라고 한다.

저는 알바생이라 그럴 자격이 없다고 재차 말하면

알아서 혀를 차며 나간다. 

 

17. 물건을 매장 밖에서 주문하는 손님

매장 밖에서 소주 하나를 달라고 한다.

그냥 진상 같아서 돈 받고 소주 계산하고 빨리 보낸다.

 

18. 술 취해서 계속 말 거는 손님

편의점 알바생이 서비스직이라 그런지

푸념도 들어주고 그런다.

 

지금부턴 내가 개인적으로 느낀 역대급 빌런을 말하겠다.

 

19. 왜 이렇게 싸가지가 없냐고 맞짱 뜨자던 손님

다른 손님 물건을 계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 오더니 ATM이 어딨냐고 묻는다.

나는 계산 중이라 손으로만 위치를 대략 가리켰는데

그 손님이 나중에 ATM을 사용하고 다시 오더니

나한테 왜 이렇게 싸가지가 없냐고 한다.

바쁜 와중에 정신이 없어서 손으로만 가리킨 게 화근이었다.

 여기 저기 물건을 발로 차고 밖으로 나오라고 그런다.

내가 마동석이었다면 분노조절 잘했으려나.

아무튼 경찰 불러서 마무리.

 

20. 매장 안에다가 토한 손님

아니 밖에서 토하지 왜 하필 안에서 토하는 거야.

 

21. 외상 간절히 부탁해서 내 돈으로 해줬는데 안 갚던 손님

강아지 키우시던 손님이 자기 자식들 먹여야 한다면서

사료를 간절하게 외상해 달라고 한다.

그래서 내 돈으로 외상해 주고 번호까지 받았는데

약속한 시간이 되어도 연락이 없고 찾아오질 않는다.

경찰 부른다고 하니깐 결국 갚으러 오더라.

내가 일하는 시간대가 아닌 다른 시간대에.

 

뭐 그 외에도 계속 생각하면 소소하게 나오겠지만

결론을 말하자면

'진상 느낌이 나면 빨리 계산하고 보내라'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편돌이, 편순이 다들 파이팅 하자!